그동안 식도락 카테가 없뎃이었던건, 안 먹으러 다녀서가 아니라, 먹기 직전에 음식 사진 찍는 것에 물려서;; 친구는 그런 날 보며 나이가 들어간다는 증거라고 했다 흑흑. 오랜만에 찍어본 외식 사진. 먹기 직전에 빨리빨리 찍느라 색감이 먹음직스럽지는 않다.
생 어거스틴 40% 할인 이용권이 티몬에 떠서 바로 질렀다. 언제 갈까 고민하다가 아빠 생신이라 간만에 온 가족이 모였을 때 다녀왔다. 지웰시티가 우리 집에선 넘 멀어서ㅜㅜ 한 번 가려면 마음먹고 가야 한다. 하여튼 그렇게 간 생 어거스틴 청주점.
흥덕구청 바로 옆에 있다. 전에 친구랑 같을 때는 텅텅 비었더니 요번엔 꽉 차있더라. 토요일과 일요일의 차이인가ㅋㅋ

첫 번째 메뉴는 뿌 팟 봉커리. 소프트 크랩이라 다 씹어먹고, 남은 소스는 밥에 비벼 먹으면 맛있다. 라이스는 2천 원. 먼저 시켰는데 서빙해주시는 분이 서비스로 넣어드린다며ㅋㅋㅋ 첫 메뉴부터 다들 마음에 들어 해서 데려간 나도 기분이 좋았다.

두 번째는 파인애플 볶음밥. 달달하고 고소하다. 개인적으로는 기름이 조금 덜 들어갔으면 더 담백했을 것 같지만, 가족들이 고소하다고 좋아했던 메뉴. 볶음밥 가장자리에 파인애플은 잘라 먹으면 된다.

제일 비싼 메인 메뉴, 갈릭 쉬림프. 근데 숙주가 안 익어서 비리다며 가장 혹평을 받았다ㅜㅜ 새우는 큼지막해서 먹을 맛이 나는데 숙주가... 차라리 소프트 크랩 칠리소스를 시킬걸.

이게 제일 호평받았던 느어 팟 남만호이. 쇠고기와 각종 채소를 굴 소스에 볶은 건데, 고소하고 맛있다. 달짬의 좋은 예? 특히 아빠가 넘나 마음에 들어 하셔서 집에서 한 번 시도해보기로.

이건 왕새우 팟타이. 레몬즙 짜서 빨리 잘 섞어 먹으라고 해서 동생이 레몬즙 짜는 중ㅋㅋ 요기 나오는 왕새우가 갈릭 쉬림프에 있는 새우보다 크다. 그리고 중간 사이즈의 새우도 몇 마리 있고. 요게 의외로 매운 편. 집게에 가려진 토핑은 매운 거라고 해서 일부러 안 뿌렸는데도 맵다. 매콤한 걸 좋아하는 편이긴 한데, 엄마가 맵다고 좀 덜어내셨다.
여기까지가 우리가 주문한 메뉴인데, 테이블 한 쪽에 놓여있던 케이크 박스를 보시고 생일인 거 같아서 서비스를 주신다며 미고랭을 하나 더 갖다주셨다.

미고랭은 해물이 들어간 팟타이. 이미 배가 잔뜩 부른 상태였지만 먹을 걸 거절하진 않는다ㅋㅋㅋ 요건 왕새우 팟타이보다 안 매웠다. 매운 걸 좋아하면 왕새우 팟타이, 아니면 미고랭 추천.
집에서 좀 멀기도 하고, 나만 제외하면 가족들이 한 번도 시도해본 적 없는 메뉴라 걱정이 많았다. 내가 강력히 주장해서 멀리까지 갔는데 입에 안 맞거나, 맛이 없으면 미안하잖아. 그런데 다들 맛있다고 좋아해서 다행이었다. 특히 부모님 입맛엔 안 맞지 않을까 우려가 컸는데, 기우였지. 티몬 결제 + 현장 결제로 71,000원 나왔는데, 사실 이 정도면 자주 가는 한우 집에 가도 충분한 가격이다. 그렇지만 이것도 색다르게 맛있어서 저렴하게 갈 수 있으면 종종 가게 될 것 같다. 친절한 서비스도 좋았고, 맛도 좋아서 간만에 즐거운 저녁.

그리고 마무리는 본정의 블루베리 치즈 케이크! 부드럽고 고소하고, 새콤달콤해서 넘나 좋아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