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여주는 여자 

 이 영화는 시종일관 남자 캐릭터들을 비판한다. 한국남자들은 돈 들여 유학 보내면 애나 싸질러놓고 책임도 안 지며, 흰머리 할배가 되어도 성욕의 숙주이고, 자기 필요하다고 남 생각 안 하고 속이려하고, 죽는 것도 저 혼자 못해서 남의 손 빌리고, mtf 면전에 대고 비꼬면서도 걔랑 자고 싶어서 안절부절 못하고 등등등 소위 한남만 까는 것도 아니고 양공주 끼고 살다가 죽어라 패대는 주한미군도 비판의 대상이다. 여기서 어느정도 비중 있는데 부정적이지 않은 남캐는 코피노 꼬마와 어릴 적 버림받아 미국에 입양된 혼혈미군뿐이다. 즉, 처음에 비난의 대상이 된 사람들이 야기한 피해자들이다.

 극 중에서 간호사가 '대놓고 공부하러 필리핀까지 가서 애나 싸지르고 한국 남자들이 다 그렇지'라고 직접 얘기해서 좀 놀랐는데, 이 영화는 남자만 까는 것 같으면서도 여성혐오적 시선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은 아쉬움이 있다. 소영에게 손님을 뺏기고 질투하는 또 다른 박카스 아줌마나, 중풍 맞은 세비로송을 방치하면서 소영을 적대하는 며느리에게 비난의 초점이 가게 한다든지. 전자는 전형적인 여적여의 시선이고, 후자는 사실 진짜 까여야할 친아들을 두고 며느리를 집중 비난한다는 점에서 미소지니가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다고 할까. 진 시종일관 신랄하게 까는데 속시원한게 아니라 찜찜했다. 내 미래 역시 소영처럼 처참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으니까.

유주얼 서스펙트 

 명작이 명작인 이유. 스포 없이 봤어도 어느정도 짐작했겠지만 사실 이 영화에서는 반전이 중요한게 아니다. '카이저 소제'를 중심으로 엮어나가는 플롯과 탁월한 연출이지. 요즘 CGV에서 좋은 영화 재개봉 많이 해줘서 좋다. 이건 그중에서도 군계일학.

파이트 클럽 

 99년작인데 지금 봐도 세련된 연출이다. 재밌었는데 한 10분 정도만 짧았으면 더 집중했을 것 같다. 어쨌든 고도화된 사회에서 규격에 맞추어 사는게 정말 행복하냐고 비꼬는 감독의 통찰력은 감탄스러웠다. 그리고 중간중간 테일러처럼 짧게 다른 것을 삽입한 위트까지도! 근데 요거 말고 다른 포스터 넘나 스포인 것ㅋㅋㅋ 나도 포토티켓은 그걸로 했는데 내가 다 보고 나서야 이게 영화의 핵심이나 싶었던거지, 이 포스터부터 봤으면 넘나 당황했을 것.

닥터 스트레인지 

 31일까지인 3D 예매권이 있어서 보긴 봤는데 역시 마블 영화는 나랑 안 맞아. 영상은 화려하지만 그 영상이 보여주고자 하는 이미지는 루시나 인셉션의 답습에 불과했고, 인물의 매력은 보이지 않고 오로지 도구화된 캐릭터만 남는다. 생텀의 중요성을 그렇게 강조해놓았는데 막상 파괴되어도 별 문제 없어보이고, 빌런인 케실리우스도 어처구니 없이 사라지니 대체 이 영화는 뭐랑 싸우려던거지 싶어진다. 그렇다고 개그가 재밌는 것도 아니고, 이 배우들로, 이 예산으로 이런 낭비를 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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