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여름에 가족들끼리 보기에 무난했던 영화. 극한 생존기라기보단 주인공이 죽을리 없다는 확신이 들었던 마션에 가까운 코믹극. 후반부는 판타지의 영역으로 넘어간 것 같지만(일단 이 나라가 그 상황에서 피해자를 무사히 구출해낼리 없다는 부정적인 확신;;) 이런 영화에서까지 현실반영해서 이정수가 죽었으면 넘나 피폐했을 것 같다. 극사실주의 영화를 기대하고 간 것이 아니었기에 그럭저럭 만족했다.
고스트 버스터즈
스파이도 그랬는데, 이 감독 개그 센스는 나랑 맞는 듯 안 맞는 듯 묘하다. 그런데 홀츠먼은 일억이천 내 취향ㅋㅋㅋ 유쾌한 괴짜 과학자 그대로ㅋㅋ 홀츠먼 나오는 씬은 다 웃겼다. 이런저런 이유로 이 영화가 페미니즘 영화로 포지셔닝된 듯 하지만, 사실 온전한 페미니즘 영화라기에도 아니라고 하기에도 부족해보인다. 크리스 헴스워드를 금발 백치 비서로 갖다놓고 메인 캐릭터들을 여자가 맡았다는 점에서 (퀄리티에서는 큰 차이가 있지만) 차이나 타운이 생각나기도 하고. 나는 재밌었는데 호불호 갈릴 개그라 선뜻 추천은 못하겠더라. 스파이보다는 고스터 버스터즈가 더 내 취향.
머니몬스터
빅쇼트나 마진콜을 기대하고 갔으나…. 이 영화가 월스트리트의 경제 범죄와 기업의 이익을 위해 포장하는 티비쇼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목적으로 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영화의 핵심문제는 다른 증거들로는 원인을 충분히 규명하지 못하고, 누군가의 양심고백으로 원인이 밝혀진다는데에 있다. 그 사람이 굳이 양심고백을 해야할 이유따윈 없었음에도. 그렇기 때문에 맥빠지는 느낌이 들 수밖에. 게다가 리와 패티가 다시 같이 웃으며 일하는 것으로 냄으로써 월스트리트와 티비쇼에 대한 비판도 희미해진다. 차라리 촬영감독의 인터뷰로 끝냈으면 티비쇼에 대한 비판으로 끝맺음한다고나 하지. 대체 왜 그런 엔딩을 냈는지 모를 일이다.
밀정
'이정출'이라는 인물이 모티브가 된 황옥처럼 일본편일까 의열단편일까 아리송한 느낌으로 그려졌을 줄 알았는데 너무나 확고한 의열단편으로 그려져서 식었다. 일본쪽에서도 우리편이라 하고 김원봉도 내 사람이라 하는, 그렇지만 서로의 밀정이기도 한 그런 애매모호한 캐릭터일 줄 알았는데 친일파로 눈가림하는 독립인사였다. 일본경찰도 의열단도 이정출이 상대에게 정보 유출한 밀정이라 의심하면서 긴장감 키워갈 줄 알았는데 김우진이 너무나 당연하게 같은 편이라 여겨서 당황했다. 리어카씬에서 오열하는 이정출도 당황스럽고. 황옥이라는 인물을 대상으로 작품을 그릴때, 어디라고 확신할 수 없는 부분이 가장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리고 조회령 서사가 너무 잘려나가서 의열단 내부의 밀정을 처단하는데 긴장감도 없고, 비장함도 없다. 이병헌씬을 잘라내서 조회령에게 주었어야지.
기대 많이 했는데 좀 밍밍한 느낌? 기승전결이 뚜렷하고 클라이막스가 여기다! 싶은게 아니라 클라이막스까지 얼마 안 남았겠네 했는데 지나고 보니 아까가 클라이막스였던 느낌적인 느낌. 만듦새가 나쁜 건 아닌데 영 밍밍하고 아쉽다. 암살만큼은 아니어도 극적인 부분은 있을 줄 알았는데 그냥 그렇더라. 공유 빼고는 연기는 다 좋았다. 특히 엄태구 보고 깜짝 놀랐다. 송강호야 늘 기대만큼 잘했는데, 엄태구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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