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온 스크린

더 테러 라이브 (스포일러 포함)

Milkrole 2013. 8. 13. 21:22


더 테러 라이브 (2013)

The Terror Live 
8.4
감독
김병우
출연
하정우, 이경영, 전혜진, 이다윗, 김소진
정보
스릴러 | 한국 | 98 분 | 2013-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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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영화의 방점은 '테러'가 아니라 '라이브'에 찍혀있다. 사실 테러 자체는 크게 와닿지 않거든. 중요한 건 테러범과의 실시간 줄다리기로 인한 긴장감. 핸드 헬드로 찍어서 긴박감을 더한다. 사람을 쉴 새 없이 밀어치는 긴장감과 꿈도 희망도 없는 엔딩 때문에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고 나면 할 말이 사라진다. 저예산 영화, 적은 등장인물과 원톱 배우, 좁고 단조로운 스튜디오. 보통의 영화라면 단점으로 꼽힐만한 것들이 이 영화에서는 장점이 된다. 특히 긴박한 상황이라 휴대폰으로 찍었다는 핑계를 대면서 흐릿하게 처리하는 것 보고 감탄했다. 정말 그럴싸한 핑계잖아! 영화 보는 내내 긴장감과 함께 예산을 최대한으로 줄여야한다는 감독의 의지가 비춰져서 좀 웃었다. 그래도 구성만큼은 절대로 저렴하지 않다! 다 보고 나면 갸웃거리게 하는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이를테면 테러범에 대해 모든 걸 조사했다고 큰소리 치던 경찰청장이 정작 박노규가 2년 전 사망한 사실을 몰랐다거나) 그보다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인물들의 사회적·정치적 이해관계에 집중하느라 신경쓰이지 않게 되더라. 꿈도 희망도 없는 몰살 엔딩은 그야말로 화룡정점. 사실 이 정도까지 와서 하하호호 해피엔딩으로 가는 것도 우습지 않나. 과감하게 버튼을 누르게 만든 감독의 패기가 마음에 든다.


 이 영화는 설국열차랑 같은 날 봤는데, 개인적으로는 설국열차보다 훨씬 흡입력 있었고 재밌었다. 최대한 근접하게 줌을 땡긴 듯한 TV 중계화면이나, 휴대폰 촬영 등 저예산이란 단점을 현실감으로 살려낸 감독의 센스에 박수를. 다만 핸드헬드 촬영이 많아서 토할 것 같았다. 멀미 심한 사람은 단단히 각오하는 게 좋을 듯. 아, 그리고 이건 여담인데 테러범이 건물에 매달려있는 장면에서 살찐 류덕환이세요?? 싶더라ㅋㅋㅋㅋㅋ 천하장사 마돈나 찍을 시절의 류덕환.